![]() by 자이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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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귀족'(?)이다. 지금도 그녀에게는 재벌그룹 며느리였다는 점이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비춰 꼬리표처럼 쫓아다니고 있다. 이를 활용한 LG전자, LG생활건강은 엄청난 판매신장으로 '고현정 효과'를 톡톡히 거두기도 했다. 광고 출연료로 10억을 받아 이름값을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어찌하였든 그것 이상의 수익을 냈으니 아깝지 않을 듯싶다. 그녀가 이번에 돌아온 영역은 '드라마'다. 고현정이 고급스러움에서 탈피한 '보통사람 되기' 프로젝트는 이미 영화에서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 영화가 공개되기 전 많은 사람들은 '고현정이 노출신'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그녀는 보기 좋게 털털한 성격의 문숙으로 분해 서민적 체취를 물씬 풍겼다. 이번 드라마는 고현정 연기 변신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이는 서른셋, 직업은 성인잡지 3류 기자다. <여우야 뭐하니>의 홈페이지에는 그녀의 직업을 ‘섹스전도사’(?)로 명명하고 있다. 드라마 오프닝에서 못생긴 외모를 세일링 포인트로 내세운 이혁재와 정반대 이미지를 가진 고현정의 에로틱 연기는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 과거 그녀가 결혼 전 보여준 마지막 에로틱한(?) 연기는 '모래시계'에서 최민수와 하룻밤을 보냈음을 연상시키는 장면 정도였다. 이것도 다음날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최민수를 가슴선만 드러내놓은 채 바라보는 안타까운 장면으로 그 흔한 사랑의 밀어도 등장하지 않았단 사실!
첫 주 시청률은 17.8%로 1위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솔직하다, 민망하다 등으로 엇갈리지만 이 같은 반응 자체가 '고급'이란 이미지 탈피의 1차적 성공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지하철에서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 앉는 모습, "나 착하잖아. 아직 경쟁력있지?", "겁나게 섹시하지 않니?" 등 톡톡 튀는 대사는 자연스럽다며 높은 점수를 얻었다. 보다 현실적 소재를 브라운관으로 끌어옴에 따라 드라마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었다. '여우야 뭐하니'는 제2의 김삼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솔직한 30대 여성 캐릭터,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 등 여러 점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한 면이 있다. 초반부터 사랑에 실패를 했고, 독백을 주로 즐긴다. 다만 출연 배우와 우연스럽게 섹스를 한 설정을 넣음으로써 파격적으로 성을 내세웠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내 이름은 김삼순'을 집필한 김도우 작가가 맡았기에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고현정의 연기변신은 이미지 변신이 아닌 단순한 연기변신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연기변신이 새로운 이미지 각인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이미 맛 본 익숙한 연기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과거에 비해 '발칙한 여자들', '돌아와요 순애씨'처럼 여성 중심의 드라마, 특히 아줌마 캐릭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또 김선아, 현빈 커플과 고현정, 천정명 커플은 큰 차이가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소문이다. 고현정, 천정명 커플에 대한 이야기는 X파일 2탄이란 유령선을 타고 인터넷을 표류하고 있다.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까'와 '설마'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누리꾼들의 입을 오르내리는 것은 사실이다. 고현정은 인터뷰에서 "여배우라면 어느 정도는 그런 모습이 있지 않나"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리 쉽게 볼 문제만은 아니다. 두 사람이 뛰어난 연기를 보인다면 '너무 잘 어울린다'라는 말 대신에 섣부른 의혹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든 책임귀속은 평가적 판단을 동반한다. 대중은 스타를 둘러싼 이미지를 소비하고, 그 이미지는 실재나 현실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이제 고현정의 지루할 수 있는 ‘마라톤’ 경기의 결과를 즐감(?) 해보자. ![]()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는 자살을 3번 기도한 여자 유정(이나영)과 사형수 윤수(강동원)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신파적일 수 있는 두 사람의 사랑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진실함을 가집니다. 영화의 대부분의 공간은 교도소, 그리고 시간적 구성에 따라 과거를 오가죠. 강동원, 이나영의 연기력이 더욱 돋보이는 <우행시>의 옥의 티를 찾아봤습니다(책을 읽으신 분이라면 괜찮지만, 영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신다면 읽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1. 도대체 살인 사건은 어디서 일어난거야! 윤수는 강간,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유정은 인터넷을 통해 윤수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찾아봅니다. "고모는 그 자식이 어떤 놈인지 알기나 하는거야?" 윤수는 17살 고등학생을 강간, 살인하고 그 아이의 엄마와 파출부까지 살해한 잔인한 범죄자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후반부 윤수의 고백을 통해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도대체 살인 사건은 어디서 일어난걸까요? 유정이 기사를 찾아볼 때는 그 기사 속에 '주택'이란 단어와 윤수가 인질극과 같은 장면을 벌이는 장면, 그리고 경찰에게 끌려나오는 장면 등이 나옵니다. 특히 윤수가 끌려나올 때는 주택임을 알 수 있는 계단이 엿보이죠. <홀리데이> 지강헌 사건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후반부 고백에서 드러나는 장면은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입니다. 적어도 아파트 15층 정도가 되는 위치인 듯 보입니다(옆 동 꼭대기층이 창문을 통해 보입니다). 2. 살인은 몇 시에 일어난 것일까? 윤수는 아는 형과 함께 도둑질을 계획하다가 우발적으로 사건이 일어납니다. 윤수가 아는 형에게 이끌려 잠에서 깬 시각은 아침 6시 10분. "윤수야! 누님 방에 모셔다 드려라" 그리고 사건이 시작됩니다. 갑자기 들리는 비명소리와 함께 뛰쳐나온 윤수 앞에 살인 사건이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 뒤에 걸려있는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6시 10분'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 까요? 3. 윤수의 동생은 언제 죽은 것일까? 윤수가 유정을 만나게 된 계기는 '애국가'입니다. 윤수의 동생은 유정이 부른 애국가를 좋아했었죠. 앵벌이를 하던 어린 시절, 윤수의 동생은 '형 애국가 안 불러줘!'라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영화 속 윤수의 나이는 27살입니다. 유정이 애국가를 부르는 장소는 전광판에서 중계되는 야구장이었습니다. 전광판에서 야구를 중계해줄 정도면 대략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결승전일 것입니다. 장면에 LG트윈스 야구 유니폼이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건데 시기는 1990년, 1994년, 1997년, 1998년 중 하나일테죠. 윤수가 중학교 정도로 보이니깐 아마도 1994년일 것 같습니다(이건 추측). 하지만 여기서 시기를 추측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은 2003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증거물은 바로 신문입니다. 윤수와 동생이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보이는 신문에 써있는 문구는 '행정수도이전'. 행정수도이전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므로 아무리 빨라도 2003년에 만든 신문이라고 볼 수 있는거죠. 4. 유정아! 죽 사들고 어디 갔다왔니? 유정의 어머니는 죽을 사들고 병원으로 오라고 말합니다. 이때 유정은 삼청각에서 죽을 사죠. 죽과 함께 병원으로 향하는데 여기서 물음표를 하나 던집니다. 과연 유정은 죽을 사들고 어디 갔다 왔을까요? 화면에 비치는 장면은 강남에서 강북으로 올라가는 길이었습니다(이정표가 강남쪽을 가리키는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하지만 삼청각이 성북동에 위치한 것을 생각하면 강북에서 강남쪽으로 내려와야할텐데 어찌된 것인지! ![]()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카니발의 노래 '거위의 꿈' 중 한 대목이다. 나에게도, 아니 우리에게는 모두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주인공 같은 꿈이 있다. 결혼은 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꿈이 아니라 바로 주인공들의 직업을 말하는 것이다. 영운(김승우)의 직업은 갈비집 외아들, 준영(탁재훈)은 비디오 가게 사장이고 민구(정수형)은 장차 방직공작 사장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모두 한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이면을 보면 그들이야 말로 아버지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는 이들이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백수에게도 레벨이 있다. 백수의 천적인 경제력에 따라서 이 레벨을 나눠볼 수 있다. 가령 나 같은 레벨은 가장 하수인 '취업준비생'이고 중수가 되면 아르바이트를 한다. 간단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지만 이력서에 한줄을 더 넣기위해 '행정서포터즈'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본다. 고수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 단지 부모님께 약간의 도움을 받을 뿐이다. 영운과 준영, 민구는 마지막 레벨인 신의 단계에 이른 사람들이다. 바로 직장인의 탈을 쓴 백수! 자영업이란 이름 아래 사장, 실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도 백수와 크게 다를바 없어 보인다. 이른바 셔터맨. 한 때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꿈꿨다던 그것이다. 영운은 어머니가 하시던 가게를 자연스럽게 이어 받아 버젓한 갈비집 사장이고, 준영은 친구들의 아지트를 제공할 수 있는 비디오가게를 한다. 민구는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 방직공작의 사장일 될 것이다. 이들 레벨의 큰 차이점은 한게임 고스톱처럼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경제력이 큰 바탕이 되야 한다는 사실. 이들이 하는 일은 크게 없지만 벌이는 짭짤한 편이다. 영운이 연아에게 하는 대사에서 그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기술을 배워! 내가 1년 뒤에 미용실 차려줄께!" 영운과 연아는 어머니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사이다. 즉 1년 동안 일하면 그 비밀을 들키지 않고 미용실을 차려줄 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만한 직업이 어디있을까? 특히 이들은 의,식,주 중 2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 관계다. 밥은 갈비집인 영운네서 먹고 잠은 준희(남성진)의 집에서 자면 된다. 여가생활은 준영이 가게에서 해결하니 얼마나 윈윈전략을 가진 우정이란 말인가. 자. 그럼 영화가 연애와 결혼을 이야기하는 주제를 가진만큼, 이 직업을 가진 영운의 배우자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보자. 혼기에 이르자 그녀에게 아홉 명의 구혼자가 있었다. 모두가 그녀 주위를 동그렇게 싸고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공주처럼 한 가운데 앉아 누구를 고륵 것인가를 고민했다. 첫번째는 가장 미남이었고, 부번째는 가장 똑똑했고, 세번째는 가장 부자였으며, 네번째는 가장 운동을 잘했고, 다섯번째는 가장 좋은 가문 출신이었고, 여섯번째는 시를 읊었고, 일곱번째는 전 세계를 일주했고, 여덟번째는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아홉번째는 가장 남성적이었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서 - 제목이 비슷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는 9개의 조건을 가진 9명의 남자들이 나온다. 영운은 여기에 몇 가지나 해당될까? 우선 영운이 미남이다? 동의할 수 있다. 그는 나름 한류스타니깐. 대부분의 한류스타는 잘 생겼다. 물론 나는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두 번째 그는 똑똑하다. 어머니 몰래 4년 동안 연아와 연애를 할 정도로 거짓말에 능숙하니깐 분명 머리가 좋을 것이다. 세 번째 그는 부자이기도 하다. 영운네 가게는 항상 붐빈다. 365일 고기집이 잘 된다는 것은 정말 자리와 맛과 인품이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기는 하나 결론 그는 부자다. 네 번째 운동을 잘하는 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영운이 걷는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짧은 거리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다섯 번째 좋은 가문 출신인가? 여기에서는 다시 되물어봐야 할 듯하다. 좋은 가문이란 무엇인가? 요즘 좋은 가문은 현대, 삼성 같은 재벌이 아닐 것이다. 그런 재벌은 만나기도 어려울 뿐더러 결혼해도 행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요즘의 좋은 가문은 돈이 많고 외아들이라 재산을 나눠가질 필요 없고, 시집살이 없이 편하게 대해줄 시부모를 가진 집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운은 여기에 부합한다. 여섯 번째 시를 읊는다. 한마디로 감성적이냐는 질문인데, 결혼 후에도 이중 생활을 빈틈 없이 유지하는 영운의 성격을 봤을 때 그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 분명하다. 사랑을 둘로 나눌 수 있다는 것! 감성이 남아돌지 않으면 힘드니까.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 아홉 번째 영운은 남성적이다. 영운은 연아에게 욕도 잘 하지만 폭력도 잘 쓴다. 이건 스포일러가 아니다. 영화 초반 10분 정도 부터 폭력 장면이 니오니깐. 결론을 말하자면 책에서 언급한 9가지 조건 중 무려 6가지가 들어 맞는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사실 이 중에 3가지를 가지기도 힘든데 무려 2배란다. 소설에서는 가장 남성적인 남자를 택했고, 가장 남성적인 남자는 남자들 중에서 가장 슬픈 남자가 됐다. 영화에서 영운도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다. 정말 내가 가지지 못한 혜택(?)을 누리는 백수인 영운도 행복하지 못하다니. 행복이란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백수라는 직업을 가진지 벌써 2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문득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보면서 오대수와 내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둘의 공통점의 시작은 모두 백수라는 점이다. 오대수가 15년 전 피치못할 사정으로 직장을 때려쳤으나 그의 행실을 봤을 때 분명 명예퇴직 1순위 였을 것이다. 직장인일 때 본 <올드보이>와 백수가 된 후 본 <올드보이> 느낌을 달랐다.
직장인 일 때 "오! 박찬욱 감독이 이번에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었다며! 사실 강혜정이 딸이레. 이 영화가 근친상간을 소재로 했다며!" 이 사실에 난 입이 근질근질 거렸다. 하지만 백수일 때 "오대수! 그는 진정한 백수의 왕"임을 깨달았다. 오대수는 15년 동안, 아니 감금에서 풀려난 후에도 무직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도 무직이니 그는 결국 반평생을 백수로 살았을 것이다. 사실 백수가 된 첫 주에는 자유로움에 행복감을 느꼈다. "아! 이 공기! 내가 낮에도 이 공기를 맡아볼 수 있다니!" 전화를 돌리며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애인과도 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집에서의 반응 "그래! 고생했는데 잠시 쉬는 것도 좋지" 휴가도 이런 휴가가 없다. 말 그대로 화려한 휴가다. 하지만 2달이 지난 지금 난 오대수의 마음을 이해한다. 뭐가 그리 바쁜지 친구의 자리는 케이블TV가 대신하게 됐다. 시종일관 새로운 내용을 뱉어내는 케이블 TV는 살아있는 백과사전이요. 선생이다. '이 참에 스카이라이프로 바꿔봐. 아님 대세인 IPTV로' 하지만 난 오대수처럼 케이블 TV를 통해 공부할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직장인 시절 TV가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 '놀이의 대상'이었다면 점차 케이블 TV의 지위는 상승했다 직장인 TV -> '놀이의 대상' Fun Fun!!! 백수 1단계 -> 흥미로운 대상.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라는 심정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애정어린 시선! 백수 2단계 -> TV는 내 친구. 노홍철이 네비게이션과 대화했다면, 백수는 TV와 대화를 한다. 백수 3단계 -> TV는 나의 스승. 교육방송에서만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배우지 않는 자는 영혼 없는 육체라고 했던가. TV를 보면서 학습하는 자세 이것이 초고난위도의 단계다. <올드보이>의 오대수는 백수 3단계를 습득한 가공할만한 내공의 소유자였다. 일반상식부터 스포츠까지 TV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시대는 변하여 이제는 그가 배우지 못했던 욕도 배울 수 있게 됐다. 난 아직 오대수에 이르지 못한 초보 백수일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다. 15년 동안 갇혀있는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백수가 취업준비생, 수험생 등등 여러가지 직함으로 탈바꿈하지만 결국 사회에서 보는 시선은 인정 받지 못한 자일 뿐이다. 오대수나 나나 타의에 의해 점차 사회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난 15년 이란 시간이 걸리지는 않겠지 ㅎㅎ 오대수가 부러운 점이 딱 하나 있다. '누가 나는 밥 공짜로 안 주나!'
사실 극장을 간다는 것은 2라는 숫자가 기본이라는 게 정설이죠. 당연히 의자 숫자도 짝수이고 오죽하면 커플석이 있겠습니까? 저는 영화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극장에 혼자 보러 가기도 합니다. 극장에 혼자 갈 때의 장점은 부가적인 비용 (식대 or 콜라) 등이 들지 않고, 영화에 몰입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장에 혼자 가는 게 옳지 못한 일(?)이란 것을 깨달은 것은 대략 4년 전입니다. 표 주세요 라고 했더니 매표소 직원은 당연스레 2장을 내밀며 14,000원을 요구하더군요. 황당하게 쳐다보면서 "한장인데요!"라고 대답했죠. 아.. 이게 사회통념에 어긋나는 일이었단 말인가? 를 생각하며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제 옆에 앉은 바퀴벌레 한쌍. 저를 보면서 쑥떡거렸죠 "왜 혼자 왔을까?" 졸지에 저의 존재는 '호기심천국'의 대상이 됐죠. 요즘 같으면 '비타민'이겠죠? 그래도 저는 꾿꾿하게 영화를 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오늘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장소는 용산의 멀티플렉스 극장 000 이었습니다. 영화 한편을 혼자 보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영화를 봤을 때 무료 주차 시간은 3시간입니다. 저는 당연히 무료인지 알고 극장표를 건넨 순간 직원이 물어보더군요 "한장인가요?" "네! 한 장입니다" "그럼 1시간 30분 주차 요금은 주셔야 됩니다" "아니! 분명히 영화를 관람하면 주차가 3시간이라고 했잖습니까?" "저희는 두 사람이 볼 경우에 3시간이라고 한겁니다. 주차비 주시죠" 실랑이 끝에 결국 돈을 주고 왔습니다. 직원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규정이 그렇다는데. 영화를 혼자 보러 가는 것이 안 되는 일 입니까?
그동안 김기덕 감독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 작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입니다. 경북 청송군에 위치해 있는 호수 주산지의 사계절은 영화의 백미였죠. 주산지 내 암자가 철거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작품 <시간>도 장소가 중요한 작품입니다. 흘러 떠내려가는 삶 속에서 남는 것은 시들지 않는 추억이겠죠. 주인공 세희(성현아)와 지우(하정우)의 추억의 장소는 모도입니다. 영정도 가는 길을 따라 신도-시도-모도 이렇게 이어져있는 섬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섬은 아니었습니다. 그 곳 모도를 찾아가봤습니다. 그동안 모도를 가는 길은 <시간>보다는 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로 더욱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곳의 진정한 매력은 <시간>에서 찾아볼 수 있죠.
* 모도를 가는 길 자가용 - 인천 영종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영종대교를 건너 화물터미널 출구로 나가서 삼목 선착장 방향으로 갑니다. 대중교통 - 지하철 동인천 역에서 버스 112번을 타시면 삼목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삼목 선착장에서 자가용은 2만원, 사람은 한 사람당 3000원씩 받습니다. 이때 표는 돌아오는 뱃길, 즉 신도 선착장에서 사시면 됩니다. 배를 타기 전에는 꼭 새우깡을 사시기 바랍니다. 이곳처럼 갈매기가 새우깡을 좋아하는 곳은 없을정도로 던지면 바로바로 받아 먹습니다. 심지어 새우깡을 두고 갈매기끼리 싸우기도 한답니다. 배를 타고 신도 선착장에 도착하시면 조각 공원이란 팻말이 나올 때까지 운전을 하시면 됩니다. 가다보면 '이일호 조각공원'이란 곳이 나옵니다. 이곳은 '배미꾸미'라는 이름을 가진 바닷가에 세워진 조각공원이죠. 조각가 이일호씨가 개인 작업실 겸해서 자신의 작품 20-30점을 전시해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대표적인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습니다. ![]() 물이 차오르는 해안 앞에 펼쳐진 조각들은 정말 장관입니다. 당연히 위 사진 속 조각이 눈에 들어왔죠. 영화 같은 추억을 만들어 보기 위해 올라가봤습니다.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때 들려오는 목소리 "조각에 올라가시면 안돼죠! 뭐하시는 겁니까!" 허걱 이 조각에 올라가면 안되는 것이었다니.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당연히 올라가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조각 앞에는 '올라가지 마시요'라는 팻말이 없습니다. 저는 장담할 수 있습니까? 분명히 저 같은 관광객이 꼭 있을 것이라는 것을! 한가지 이야기하자면 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죽음으로 이쁘게 나옵니다.
![]() 처음 <일본침몰>이란 제목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꿈은 이루어진다(?)'였습니다. 어릴적부터 일본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존재였기에 괜히 통쾌한 느낌을 받았었죠. 하지만 정작 2시간 남짓의 영화는 통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남은 영화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몇가지 팁을 몰랐기 때문이죠. <일본침몰>을 보기 전에 알아두어야할 몇가지 사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일본 지도를 머리 속에 쏙쏙! <일본침몰>은 <투마로우>처럼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밀어 붙이는 영화가 아닙니다. <투마로우> 제작비가 대략 1000억원이었다면 <일본침몰>은 200억입니다(한국영화을 <태풍>정도의 제작비 정도죠). 그렇기 때문인지 영화는 일본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지진에 초점을 맞춥니다. 어떤 곳에 지진발생, 해일 발생 등의 대사가 시종일관 나옵니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단순히 '지진이 일어났다' 정도일 뿐입니다. <일본침몰>을 보기 전에 적어도 일본 지도를 머리 속에 넣고 있다면 재미를 배로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2. 화려한 CG로 도배된 영상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영화의 포커스는 '일본이 어떻게 침몰되는가'겠죠. 도쿄타워가 무너져 내리고, 후지산이 폭발하는 화려한 장면! 해일이 미국의 도시를 휩쓰는 장면을 영화로 접했었고, 쓰나미가 강타한 도시의 처참함을 눈으로 확인했었습니다. 만약 <일본침몰>에서 현장감 넘치는 영상을 기대했다면 딱 한마디만 말하고 싶습니다. "가장 화려한 것은 포스터입니다!" 영화의 화질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그동안의 재난영화가 마치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을 생중계했다면 <일본침몰>은 재난 현장을 80년대 TV로 보는 느낌입니다. TV에서 재난현장을 보면 건물이 무너지는 것 등만 볼 수 있죠(그 무너지는 건물 안의 사람들의 모습 같은 디테일은 볼 수 없습니다)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개봉 영화에 재뿌리는 것 같아서 이만! 3. 주인공에게 논리적 타당함을 요구하지 마시길. 영화의 주인공은 쿠사나기 츠요시! 우리에게 초난강이라고 더 잘 알려져습니다. 한국에서 초난강의 이미지가 코믹적이지만 일본에서는 박신양 급의 배우라고 합니다(같은 날 개봉한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코믹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일본침몰>은 과학적 논리력으로 관객을 설득하기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입니다. 가족의 소중함, 사랑 등이 이 영화의 주제입니다. 실제로 언론에서 지구의 멸망이 다가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대답이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였다고 하네요. 문제는 주인공들의 동선입니다. 쿠슈 지역 교통이 마비되고, 비행기가 더 이상 이륙을 하지 못해도 주인공은 어디서든지 나타납니다. 물론 가족, 애인, 동료 만나야겠죠. 하지만 나라가 가라앉아 목숨이 위태로운데 일일히 인사를 하고 다닐 수 있는 여유와 어떻게 다녔을까에 대한 질문에는 물음표만 남습니다. 이건 여주인공 시바사키 코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군인들의 통제를 어떻게 뚫었는지 비행장에 순식간에 나타나죠. 이 영화에서 논리력을 바라지 마세요. 4. 시작은 <투마로우> 중간은 뮤직비디오, 결말은 <아마겟돈> 스포일러성이라 더 발설(?)하지는 못하겠네요. 영화는 블록버스터 안에 멜로, 우정, 비장함 등을 섞어놓다보니 이것 저것도 아닌 비빔밥이 됐습니다. <아마겟돈>과 <투마로우>는 비슷한 느낌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두 영화는 분명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가족애라 할지라도 <투마로우>가 철저하게 가족 중심의 사회를 보여주었다면 <아마겟돈>은 인류애라는 더 큰 테두리 안에서 가족애를 이야기합니다. <일본침몰>을 보시려는 관객들이 그 차이점을 생각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중간의 뮤직비디오는 무엇일까요? 뮤직비디오의 의미를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기 전의 모습입니다 .장진영의 저 눈빛 '너 딱 걸렸어'라는 것 같지 않나요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거리 모퉁이마다 연애의 가능성이 널려 있었다. 그는 미래의 저편으로부터 존재의 감미로운 가벼움이 그에게 다가옴을 느꼈다.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하 연애참)을 보면서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리 모퉁이마다 연애의 가능성이 널려있을 정도로 가벼워보이지만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그것이 연애가 아닐까요? <연애참>은 결혼할 여자가 있는 영운(김승우)은 룸에 다니는 연아(장진영)와 사랑에 빠집니다. 영운은 언제든지 애인 수경보다는 연아를 찾지만 연아와의 결혼은 꿈꾸지 않습니다. 연애만을 하는 두 사람 그 끝은 어떻게 될까요? 홍보문구대로 '대책없는 연애담'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임자가 있는, 그것도 약혼까지 한 남자를 꼬시는 여자와 애인을 속여가면서 2년 넘게 양다리를 걸친 남자. 분명 둘 다 보통내기는 아닙니다. 앞뒤없이 보여주고 대책없이 그리워하는 바보 같은 사랑을 시작하죠. 그렇다면 영화가 단순히 '내가 하면 로맨스, 니가 하면 불륜'인 영화냐? 그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애인이 식상해져 찾는 남다른 가벼움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영화의 재미는 톡톡튀는 연애에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약 당신이 저 상황이란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은 불꽃 같이 타올라 산을 불태워버릴만한 활화산 같은 사랑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상황이 맞지 않습니다. 어떤 부모가 룸에서 일하는 여자를 '이쁜 며느리'로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비록 영운이 특별한 직업 없지만 그래도 쉽게 줄 수는 없었겠죠. 물론 두 남녀가 사랑의 도피를 하면 되지만 실상 효자인 남자라면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것이 이 영화 속 사랑입니다. "왜 나는 안되는데 이유를 말해봐?" "수경이를 먼저 만났잖아. 약혼두 했구" "그럼 나를 먼저 만났으면 나랑 약혼 했겠네" "그랬겠지" 장진영은 이 영화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합니다. 그녀의 이미지는 지금까지 커리어우먼. 항상 당당하고 도도하면서 지적인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첫 대사가 "씨팔"일 정도로 욕을 내뱉는 그녀의 모습에 숨겨져 있는 매력이 엿보입니다(영화의 씨팔의 횟수를 세보고 싶다는. 왠만한 조폭영화보다 욕이 많이 나옵니다) 연애를 이렇게 솔직하게 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듯 합니다. 특히 영운을 위해서 물불을 안 가리는 모습을 볼 때는 '저게 사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녀의 울음에서 사랑의 고독함이 느껴지고, 미소에서 사랑의 슬픔이 다가옵니다. 혼자일 때의 고독은 기분이 좋은데 둘일 때의 고독은 왜 이리 끔직한 것인지. 그녀는 영운이 결혼한 후 "이상하게 니가 결혼한 후에 소속감이 없어졌어!"라며 마음을 대변하죠.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무거움을 더합니다. 사랑은 초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감정의 무한한 힘을 믿지만 만나게 되는 벽에 서서히 해체되어가는 사랑의 환상이 이 영화의 포인트입니다. 예고편만을 보고 웃으러 영화관을 찾으려 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이 시대의 적어도 사랑을 2번 이상 해보신 분이라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 위 장면 다음에 베드신이 이어집니닷^^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게 화제가 되었기 보다는 '고현정의 출연'이 빅 이슈였죠. 제작발표회에서 "팬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감독님도 안 하시겠죠"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겼죠. 고현정은 팬들의 염원(?)을 뒤로 한 체 벗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속살은 허벅지 정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것도 그녀의 베드신이 아닌 개 '똘이'에게 "똘이야"라고 외칠 때 살포시 보인답니다. 그러나 분명 변신은 변신입니다. 고현정이 영화에서 내뱉는 말들 "지랄!", (마티즈를 보며) "똥차에요", (다리가 이쁘다는 말에) "다리를 잘라버리고 싶어요" 등등 생활이 살아있답니다. 기자들이 이것을 놓칠리가 없죠. 기자회견에서 "대사들이 생생한데 실제 성격과 비슷하신가요?" 고현정 왈 "지랄 이란 단어는 일상용어아닌가요?" ㅎㅎ 솔직한 대답이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벗지는 않았는데 찍었다는 베드신! 그 수위가 궁금하시죠. 일단 관람가가 15세라면 노출은 없다는 뜻일텐데 그렇다면 상상력을 불러 일으킬만한 장면이 있을까요? 이 질문을 던진 게 바보 같을 정도로 없습니다. 로맨스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키스신. 김승우 그녀에게 "난 니가 좋아"라며 확 입술을 내밉니다. 이때 우리의 카메라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파뭍는 김승우를 쫓아가지 않고 멍하니 바라봅니다. 바로 80년대 볼 수 있었던 카메라 기법이죠. 키스신이나 키스하는 척 하는 것 같은 장면! 아쉬움이 땅을 칩니다. 고현정의 입술은 훔칠 수 조차 없는 것이었다니.. 팬들이 원하지 않았나봅니다. 자 장소는 다시 펜션으로 옮겨집니다. "나 갖고 싶어" 유혹하는 고현정을 두고 김승우 잽싸게 덥치죠.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보여지지 않습니다. 김승우를 향해 "김중래 오늘만큼은 내꺼야"라며 화면은 두 사람이 펜션 밖으로 나오면서 끝이 납니다. 오랜만에 과거로 돌아간 듯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였죠. 홍상수 감독님! 언제부터 등급에 연연해 하셨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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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괴물>의 기세는 단순히 한 영화의 충무로 점령을 넘어선 하나의 이상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올해 1000만을 넘은 <왕의 남자>와 <괴물>을 단순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선 <왕의 남자>와 <괴물>은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잡은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평단과 관객들 모두에게 합격점을 받은 사례죠.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는 기대심리에 있습니다. <왕의 남자>는 제작단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작품입니다. 이준익 감독은 <황산벌>을 만들었지만 당시 감독의 위치보다는 제작자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드라마 등에서 많이 쓰였던 연산군, 동성애 코드, 사극이라는 점들이 악재로 꼽혔었습니다. 심지어 제작발표회를 하기 전까지도 '영화 잘 나왔다던데' '소문 아냐'라는 갖가지 이야기가 돌았으니까요. 반대로 <괴물>은 제작 때부터 이슈였던 영화입니다. <살인의 추억>으로 치밀한 연출력을 보여줬던 봉준호 감독의 야심작, 100억 가량의 블록버스터, 괴물 이야기라는 점이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고 1.0버전부터 3.0 버전까지 업그레이드된 <괴물>의 시나리오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공개되기 전까지 기대감이 달리 출발했던 두 영화는 개봉 상영관 수도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왕의 남자> 255개, <괴물> 620개>) <괴물>의 기대감을 더한 것은 제59회 칸 영화제입니다. <괴물>이 올해 칸 영화제에서 뜨거운 박수 사례를 받았던 것은 작품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치성을 회복한 올해 경향때문이라고 봅니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일 카이마노>, <플랜더스> 등 논쟁적인 정치영화를 초청했습니다. <괴물>은 해외 언론에게 반미적인 경향 속에 담겨진 시각과 한국의 정치적 상황, 여기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가족'이란 소재가 강하게 어필했었습니다. 보통 많은 한국영화들이 한국에서의 성공 후 해외로 나갔던 점을 비추었을 때 <괴물>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죠. 당시 한국 언론에서는 난리가 났었습니다. 당시 제목을 언급해 보면 '괴물' 칸 최초 상영, 기립 박수, 봉준호 감독의 '괴물 칸을 사로잡다 등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언론에서 <괴물>은 흔히 말하는 '밀어준다'가 거의 확실한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괴물> 제작사인 청어람이 어떤 로비를 했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이 그랬다는 거죠. <괴물>이 공개되기 전 한국영화 시장은 무척 어두운 상태였습니다. 우선 블록버스터 영화가 존재를 감추었고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국경의 남쪽>이 전국 30만 관객만으로 스크린을 내림으로써 '국경 쇼크'라는 단어가 생겨났었습니다. 박중훈, 천정명 주연의 <강적>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모노폴리>, <아파트> 등 대다수의 영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평단으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함에 따라 '한국영화 위기론'은 설득력을 갖게 됐죠. 이때 공개된 영화가 <괴물>입니다. 가뭄 속에서 단비가 내리듯 <괴물>은 한국영화의 청신호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괴물>의 신기록 달성에는 분명 언론이 일조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전국 스크린 620개를 잡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괴물> 개봉 주에 특별한 한국영화도, 외화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 개봉을 안했느냐. 그것은 출혈을 피하기 위해서겠죠. <국경의 남쪽>은 당시 예정되어 있던 날짜에서 한 주를 당겨 개봉했었습니다. 그리고 곧 <미션 임파서블3>와 대적하는 한국영화라는 홍보문구가 강조됐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대결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다른 한국 영화는 없을까요? 이것에 대한 위험성을 깨닫게 해준 사례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의 대결이었습니다. 당시 충무로 기대작이었던 두 작품은 이례적으로 같은 날 개봉했고 두 작품 모두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파이를 나눠 가진다는 것은 결국 양쪽 다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준 경우였습니다. <괴물>에 대한 기대감과 1년 사이의 이 같은 교훈은 <괴물>의 스크린 수 620개가 가능하게 해준 것입니다. <괴물>은 관객수 600만을 돌파했고 이제 하나 둘 비난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아쉬운 점은 <괴물>에 대한 논의만 있을 뿐 영화적인 분석에 대한 글은 실종됐다는 점입니다. 물론 평론가들이 <괴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지만 정작 수많은 기자들은 현상만 언급할 뿐입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괴물>를 단순한 이슈가 아닌 영화로 봐주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장사꾼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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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다 멋지군요^^..
by 오로라 at 11/08 바다 최고~!! by 바다 짱 at 04/06 조각위에 올라가면 안되.. by 너럭바위 at 09/06 ㅎㅎㅎ^^ by 자이 at 09/04 혼자서 영화보면 안되는.. by B416 at 09/03 새삼 갈비집 아들이 부.. by 홍아줌마 at 09/03 감사합니다^^ ㅎ 백수.. by 자이 at 09/01 포스팅한 글이 재밌네요... by 바람노래 at 09/01 앞으로 일주일에 2-3회 .. by 자이 at 08/31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 by 휴고 at 08/31 |